
단골 손님 중에
텔레비전의 유명한 프로그램에 나오셨던 분이 한 분 계신다.
나는 그분을 어머니라고 부른다.
사실 나이 드신 손님들께는 거의 다 그렇게 부르지만,
그 어머니는 유독 마음에 오래 남는다.
강아지를 키우시면서 알게 되었지만
그 어머니의 삶에는 사연이 참 많다.
말로 다 하지 않아도
세월이 만든 주름과 눈빛만 봐도
얼마나 많은 시간을 견뎌오셨는지 느껴진다.
아마 올해 아흔이 되셨을 거다.
따님과 함께 살고 계시지만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는 다둥이 보호자이기도 하다.
힘들지 않으시냐고 물으면
늘 웃으시면서 괜찮다고 하신다.
그 웃음이 참 밝아서
오히려 내가 더 마음이 놓이곤 한다.
어제는
지나가는 길이라며 커피 한 잔을 사 들고 오셨다.
“새해 인사하러 왔어.
사장아, 아프지 말고 건강해라.”
그 말 한마디에
괜히 마음이 울컥했다.
나는 어머니 손을 꼭 잡아드리며 말했다.
“어머니도 건강하셔야죠.
아직 대학교 졸업도 하셔야 하는데요.”
작년에 대학에 입학 하셨다.
어머니는 웃으셨고
나는 살짝 어깨를 안아드렸다.
그 순간이
마치 내 엄마를 마주한 것 같아서
코끝이 찡해지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가게라는 공간에서
물건보다 먼저 남는 건
이런 순간들인 것 같다.
강아지를 통해 만나
사람으로 이어지는 인연.
그래서 이 가게에는
오늘도 사람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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