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게 한쪽에 있는 화분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 화분은
가게를 처음 열 때쯤 들어온 것 같다.
그러니 벌써 8년을 넘어서
이제는 9년 차쯤 되었을 것이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추위를 피해 실내로 들여놓곤 했는데
이번 겨울은 꽃이 유난히 늦었다.
‘왜 꽃이 안 피지?’
괜히 걱정도 해보고
환경이 많이 바뀌어서 그런가 보다
혼자서 이유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그러다 연말이 가까워질 즈음
작은 꽃몽우리가 하나둘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해가 밝자
그동안 기다렸다는 듯
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 꽃나무의 이름은 천리향이다.
꽃 향기가 천 리를 간다고 해서
천리향이라고 한다는데
말 그대로 향기가 참 좋다.
지금 막 피어나고 있는
천리향을 보고 있으면
이 나무는 꽃을 피우기 위해
얼마나 힘든 시간을 견뎠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새 잎이 돋아나면서
나무는 해마다 조금씩 커졌고
처음엔 작던 나무가
이제는 내 허리까지 올 정도가 되었다.
화분 갈이도 벌써
세 번은 한 것 같다.
지금은 너무 무거워서
옮기려면 혼자서는 버겁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연의 이치라는 게
이런 게 아닐까 싶었다.
저 나무처럼
나도 어느새
늦게 꽃을 피우는 중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새해에 꽃이 피어
가게 안에 향기가 퍼지니
밖의 추운 겨울이
조금은 잊히는 것 같았다.
꽃 향기를 맡으며
새해를 맞이하니
괜히 마음도
조금 더 따뜻해졌다.
아마 이 겨울은
천리향 덕분에
조금 더 부드럽게
지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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