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속 추억의 조각들 4

크리스마스, 조용해진 성탄절 마음에 남은 아쉬움

크리스마스, 추억의 서랍을 여는 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다. 어떤 종교를 가졌는지와는 상관없이 이날만큼은 많은 사람들이 잠시 동화 속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날이다. 코로나 이후로 거리는 많이 조용해졌다. 예전처럼 거리마다 울려 퍼지던 캐럴도, 반짝이던 트리들도 이제는 보기 힘들다. 겨우 큰 매장 안에서나 캐럴이 들리고, 교회 앞에 세워진 트리도 예전처럼 크지 않다. 아마 경제가 힘들어서이기도 하겠지. 기억 속의 크리스마스는 달랐다. 거리마다 음악이 흐르고, 집에서도 작은 트리 하나쯤은 가족들과 함께 꾸미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나는 50대가 되었지만 20대, 30대의 크리스마스는 온통 축제 같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카페도, 이름 있는 술집도,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는 곳이 없었다. 그 사이를 비집고 ..

유안진 님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깊어 지는 가을 그리운 친구들

책 속에서 읽던 글처럼,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했다.그때의 나는 친구의 의미를 단순히 즐거움이나 놀이에서 찾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서로의 마음을 숨김없이 나누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친구란, 서로에게 기대고 웃고 울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그때는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마음이 문득 떠오를 때마다, 나는 그 시절의 바람을 다시 떠올린다.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가 되고, 또 그런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참 행복하다는 것을. 어릴 적 순수한 마음이 지금은 조금 희미해졌을지라도, 그때의 소망과 감정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편이 따뜻해진다. 유안진 님의 《지란지교를 ..

시월의 마지막 지금도 듣는 잊혀진 계절의 노래

이맘때면 어김없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던 노래, 이용의 〈잊혀진 계절〉.언제부턴가 이 노래를 들으면 그 시절 함께 웃던 친구들이 떠오른다. 가을 햇살 아래서, 낙엽 밟으며 서로의 꿈을 이야기하던 그때 그 얼굴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세월이 흘러 연락이 끊겼지만, 가끔 이렇게 노래 한 곡에 그 시절이 마음속으로 조용히 되살아난다. 잊혀진 계절 작사 박 건호 . 작곡 이 범희 노래 이 용1절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2절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

추석 연휴의 끝자락에서 비가 멎고 그리움이 피어 난다

추석 연휴의 햇살 아래서 추석 연휴가 이어지고 있다. 어제까지 내리던 비가 그치고, 오늘은 오랜만에 햇살이 들었다. 햇살이 마당 끝까지 스며들자 괜스레 창가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냥,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편이 저릿하다. 이럴 때면 어김없이 고향 생각이 난다. 부모님 생각도, 형제자매 생각도 함께 따라온다. 돌아가신 지 오래된 두 분이지만, 명절이 다가오면 마음 한 자락에서 꼭 살아 움직이듯 그리움이 일어난다. 두 분이 살아계셨다면 지금쯤 백 살이 넘으셨을 것이다. 나는 늦둥이 막내로, 그때는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 그렇게 무뚝뚝하셨는지, 왜 늘 바쁘고 조용하셨는지, 어릴 땐 그저 서운한 마음이 더 컸다. 그런데 이제 내 나이가 그 시절 부모님의 나이가 되고 나서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