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글 3

새해 인사를 건네받으며, 마음이 잠시 멈춘 하루

단골 손님 중에 텔레비전의 유명한 프로그램에 나오셨던 분이 한 분 계신다. 나는 그분을 어머니라고 부른다. 사실 나이 드신 손님들께는 거의 다 그렇게 부르지만, 그 어머니는 유독 마음에 오래 남는다. 강아지를 키우시면서 알게 되었지만 그 어머니의 삶에는 사연이 참 많다. 말로 다 하지 않아도 세월이 만든 주름과 눈빛만 봐도 얼마나 많은 시간을 견뎌오셨는지 느껴진다. 아마 올해 아흔이 되셨을 거다. 따님과 함께 살고 계시지만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는 다둥이 보호자이기도 하다. 힘들지 않으시냐고 물으면 늘 웃으시면서 괜찮다고 하신다. 그 웃음이 참 밝아서 오히려 내가 더 마음이 놓이곤 한다. 어제는 지나가는 길이라며 커피 한 잔을 사 들고 오셨다. “새해 인사하러 왔어. 사장아, 아프지 말고 건강해라.” 그..

유안진 님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깊어 지는 가을 그리운 친구들

책 속에서 읽던 글처럼,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했다.그때의 나는 친구의 의미를 단순히 즐거움이나 놀이에서 찾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서로의 마음을 숨김없이 나누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친구란, 서로에게 기대고 웃고 울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그때는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마음이 문득 떠오를 때마다, 나는 그 시절의 바람을 다시 떠올린다.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가 되고, 또 그런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참 행복하다는 것을. 어릴 적 순수한 마음이 지금은 조금 희미해졌을지라도, 그때의 소망과 감정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편이 따뜻해진다. 유안진 님의 《지란지교를 ..

빗물인지 눈물인지… 그날의 기억처럼

서울엔 비가 너무 많이 내렸어요. 폭우처럼 쏟아지는 소리에 새벽에 잠이 깰 정도였어요. 작년 이맘때가 생각나더라고요. 10년을 함께한 땡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날도, 이렇게 비가 엄청나게 내렸거든요. 그날, 보내고 돌아서는데 내리는 빗물이 눈물인지 빗물인지 모를 만큼 마음이 젖어 있었어요. 어제는 천둥까지 쳐서, 보낸 아이들 생각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그대로 출근했어요. 이사 온 가게에선, 혹시 이 소리에 강아지들이 무서워하지 않았을까 싶어 새벽에 부랴부랴 나가봤는데, 천방지축으로 잘 지내고 있더라고요. 그 모습에 웃음도 나고 안심이 됐어요. 비가 오는 날엔 참 많은 생각이 나요. 아마 더 오래 살아가면 더 많은 이름들이, 더 많은 얼굴들이 이렇게 비에 떠오르겠죠. 오늘은 그냥, 비 오는 날, 조용..

일상과 취미 2025.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