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기록 2

새해 인사를 건네받으며, 마음이 잠시 멈춘 하루

단골 손님 중에 텔레비전의 유명한 프로그램에 나오셨던 분이 한 분 계신다. 나는 그분을 어머니라고 부른다. 사실 나이 드신 손님들께는 거의 다 그렇게 부르지만, 그 어머니는 유독 마음에 오래 남는다. 강아지를 키우시면서 알게 되었지만 그 어머니의 삶에는 사연이 참 많다. 말로 다 하지 않아도 세월이 만든 주름과 눈빛만 봐도 얼마나 많은 시간을 견뎌오셨는지 느껴진다. 아마 올해 아흔이 되셨을 거다. 따님과 함께 살고 계시지만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는 다둥이 보호자이기도 하다. 힘들지 않으시냐고 물으면 늘 웃으시면서 괜찮다고 하신다. 그 웃음이 참 밝아서 오히려 내가 더 마음이 놓이곤 한다. 어제는 지나가는 길이라며 커피 한 잔을 사 들고 오셨다. “새해 인사하러 왔어. 사장아, 아프지 말고 건강해라.” 그..

늦게 피어난 천리향, 새해의 향기

가게 한쪽에 있는 화분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 화분은 가게를 처음 열 때쯤 들어온 것 같다. 그러니 벌써 8년을 넘어서 이제는 9년 차쯤 되었을 것이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추위를 피해 실내로 들여놓곤 했는데 이번 겨울은 꽃이 유난히 늦었다. ‘왜 꽃이 안 피지?’ 괜히 걱정도 해보고 환경이 많이 바뀌어서 그런가 보다 혼자서 이유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그러다 연말이 가까워질 즈음 작은 꽃몽우리가 하나둘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해가 밝자 그동안 기다렸다는 듯 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 꽃나무의 이름은 천리향이다. 꽃 향기가 천 리를 간다고 해서 천리향이라고 한다는데 말 그대로 향기가 참 좋다. 지금 막 피어나고 있는 천리향을 보고 있으면 이 나무는 꽃을 피우기 위해 얼..